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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특별기고] “4차 산업혁명, 명확한 목적 선정해야 할 때”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조재용 선임연구원
매일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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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24 [09:1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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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용 연구원    © 매일건설신문

2016년 3월,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인간 최고 실력자인 이세돌을 이긴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이는 같은 해 1월에 스위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의 핵심 의제였던 제4차 산업혁명의 신드롬을 단적으로 보여준 일례였으며, 그 이후에도 각종 세미나, 정책기조, 출판, 뉴스가 줄을 잇고 있어, 4차 산업혁명은 지금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 건설 산업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먼저, 아시아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현황을 살펴보자. 두 나라 정부 모두 4차 산업혁명 ‘대응’이라 표현하고 있지는 않으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산업에 접목시키기에 앞서, 현재 상황에서의 문제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 가운데 시급한 것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990년대부터 일본 국토교통성은, 인구고령화와 젊은 세대의 건설업 기피현상에 따라 미래 건설 산업의 인력 부족 문제를 미리 예측해, 다양한 건설자동화 기술 개발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한 예로, 여성과 학생 등 중장비 조작에 서툰 비숙련 작업자가 운전하는 경우, 장비가 작업자를 보조하면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MG(머신 가이던스) 기술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2016년에 이 기술을 중심으로 한 ‘i-construction’을 공공공사에 배치하고, 적산기준 등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제도와 지원책을 정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자국의 제조업 규모가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부가가치를 얻지 못하고 기술수준은 낮은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문제점에 주목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신기술의 빠른 개발과 활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경제특구인 선전(Shenzhen)시를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민간 기업이 자유롭게 기술을 개발하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또한 Shenzhen시로부터 2시간 이내의 지역에서 제품생산에 필요한 모든 원자재 및 부품 조달이 가능하고, 조립까지 모든 공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주변 인프라를 확충했다. 이러한 환경에 힘입어 3D 프린터, 드론, 슈퍼컴퓨터 등의 일부 기술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일본이나 중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자체를 단순히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이들 국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펼치고 있는 정책에는 현재의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뚜렷한 목표가 설정돼 있다. 일본은 인구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인프라 수요에의 대응 및 건설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기술의 대폭적이고 신속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달성하고자 하는,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을 명확하게 좁히지 않은 채 어떠한 이슈에 대응하려고 한다면 본말이 전도되어 꼬리가 개를 흔드는 왝 더 독(Wag the dogs)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건설 산업은 정부의 정책 지휘봉에 맞춰 발주자,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등 많은 연주자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하나의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휘자의 음악적 선택, 해석, 취향은 그 오케스트라의 색깔을 결정한다. 즉, 지휘자 격인 정부가 먼저 우리의 건설 산업에 닥칠 미래를 고민해 문제점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가장 시급한 문제를 선두로 순차적으로 해결해 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건설 산업 종사자들이 적극적이며 자발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휘자인 정부가 연주자인 건설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로부터 신뢰를 받고, 이들이 정책의 방향성을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리 건설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슈를 그저 ‘대응’하는 것이 아닌, 다가올 미래에 부닥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가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 한 층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재용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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