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기지개…잇단 수주낭보에 재기 발판

싱가포르서 55억弗 규모 40개 프로젝트 수주

윤경찬 기자 | 기사입력 2018/04/17 [15:45]

쌍용건설 기지개…잇단 수주낭보에 재기 발판

싱가포르서 55억弗 규모 40개 프로젝트 수주

윤경찬 기자 | 입력 : 2018/04/17 [15:45]

 - 쌍용의 '안전관리'…김석준 회장 신뢰도 한 몫

    

▲ 서울 송파구 신천동 쌍용건설 본사.    

올해 초 쌍용건설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일감을 따내며 수주 낭보가 찾아들었다.

 

한 때 재계 5위까지 올랐던 모그룹이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해체된 후 수십년간 경영난과 정상화를 오가며 고난의 행군을 이어온 쌍용건설이다.

 

쌍용건설은 그러나 지난 2015년 1월 두바이투자청(ICD)의 투자를 유치하며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후 2015년 1250억원 적자에서 이듬해 284억원 흑자로 경영 상황을 전환시켰고, 작년에도 흑자경영을 유지했다.

 

올들어 보다 적극적인 경영 행보에 분위기 반전까지 노리고 있는 쌍용건설이 언제쯤 명가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쌍용건설.

 

쌍용건설이 지난달 대우건설과 함께 싱가포르 보건부(MOH)로부터 수주한 미래형 병원 공사를 수주했다.

 

이 병원 공사는 8000억원 규모(7억4000만 달러)로, 싱가포르 북부 우드랜즈(Woodlands) 지역 약 7만6600㎡ 부지에 첨단 IT 기술이 접목된 1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과 커뮤니티병원, 요양원, 호스피스 병동 등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기간은 33개월로, 쌍용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40%씩 지분을 나누고 나머지는 현지 업체가 가져갔다.

 

쌍용건설은 이번 수주까지 싱가포르에서만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초고난도 지하철 토목공사 등 55억 달러 규모의 40개 프로젝트를 따내며 수주고를 착실하게 쌓아가게 됐다.

 

특히 무엇보다 안전관리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해외에서 총 1억2000만 인시, 싱가포르에서만 6000만 인시 무재해를 이어오면서 안전관리에서 쌍용건설이 가진 강점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리스크 우려는 있었다. 발주사측에서 3개사가 조인트 벤처를 구성해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에 대한 지휘체계상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끊임 없이 제기해왔던 것이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킨 것은 결국 김석준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경쟁업체 중 유일하게 최고경영자(CEO)로서 모든 평가미팅에 참석해 현장의 기대치를 확인하고 영업전략을 수립하는 등 발로 뛰며 수주전을 이끌었다.

 

스스로 '사령관(Commander)'를 자처하며 "책임 지고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며 발주처의 신뢰를 샀다.

 

쌍용건설은 "발주처 스스로도 '나이트메어(Nightmare)'라고 표현할 정도로 설계변경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CEO가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 저가 수주 '탈피'…협력 모델 제시

 

쌍용건설은 이번 수주전을 통해 우리나라 건설사간 협력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쌍용건설은 이번 수주전에 대우건설과 함께 조인트 벤처를 구성해 참가해 그동안 싱가포르에서 대형 병원공사 시장을 독식하고 있던 일본 업체를 따돌리고 일감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국외 수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 살 갂아먹기'를 방불케하는 우리 업체간 출혈경쟁은이 건설 업계의 수익성을 갉아 먹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던 터다.

 

쌍용건설은 리딩사로서 조인트 벤처에 함께 참여한 대우건설의 우수한 인력풀과 병원시공실적을 설명하며 발주처를 설득하며 수주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40여년간 국내외에서 18개 병원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등 특수건축물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앞서 지난 2016년에도 현대건설과 함께 최고난도 지하철 공사로 평가 받는 싱가포르 도심 지하철(STK) 921 공구 수주전에서도 저가 경쟁을 벌이지 않고도 일감을 따낸 이력이 있다.

 

싱가포르가 동남아시아 최대의 건설 시장으로 부상중인 상황에서 앞으로 나올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국내 먹거리 확보도 분주…올해 4629가구 분양 계획

 

쌍용건설은 국내에서도 먹거리 확보에 분주하다. 쌍용건설은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창녕간 건설공사 제1공구(1520억원), 제11공구(2252억원)을 연달아 수주하며 토목 분야에서 활발한 수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택 분야에서도 재기를 노린다. 쌍용건설은 올해 일반분양 1705가구를 포함해 총 4629가구를 분양키로 해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달 경남 김해 임호근린공원 인근에 김해 쌍용예가 더 클래스를 총 360가구(일반분양 130가구) 규모로 분양 중이며, 내달엔 용마산역 인근 면목 6구역에서 일반분양 127가구를 포함해 245가구 규모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올 하반기에도 인천 부평, 광주 광산, 경남 창원, 부산 사직동 등에서 분양이 진행될 전망이다.

 

/윤경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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