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1주년 기념 인터뷰] KTX 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이지만 아직 꿈 많은 여인(女人) KTX 해고 승무원이기 전에 보호 받을 대한민국 국민 KTX 승무원 열차 안전 벗어난 서비스 업무 제한 용납 못해
KTX 승무원 1기 김승하. 그녀는 대한민국의 철도 승무원이다. 아니 이제는 KTX 승무원 1기 출신이 됐다. 또는 KTX 해고 승무원이라는 다른 이름이 붙어 11년이 넘게 정부가, 공기업이 쉽게 져버린 부당한 해고로 복직이라는 질기고 지난한 싸움을 하고 있다.
그는 공무원이 된다는 이유로 또 항공 승무원을 준비하다 국내 최초로 생기는 KTX 승무원이라는 매력에 끌려 높은 경쟁률을 통과해 부푼 꿈을 갖고 의왕 연수원에서 철도청 직원과 철도 담당 교수들로부터 승무원 연수를 받던 평범한 아가씨였다.
아직 꿈 많은 소녀 감성의 김승하. 그는 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이기 전에 여느 또래의 친구들처럼 분위기 좋은 카페서 책을 보고 뮤지컬을 즐기고 전시장을 거닐거나 영화 신작을 기다리는 여인이다.
또는 누구의 아내, 어여쁜 아가의 새로운 여인인 사랑의 대명사 엄마 등이 수식어로 붙었을 나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처음 만난 13년 전의 취업 세계는 싸늘하고 아픔으로 향했다. 그것도 정부 조직이었던 또는 그 기관이 보여준 것은 그들에겐 환상을 제공하며 속인 사기였다. 열차를 타며 여행이라는 즐거움을 안고 가는 사람들에게 안전과 행복을 전해주고자 했으나 그 시간은 짧았다.
그와 동료들이 함께 긴 시간을 보낸 건 전투경찰들의 방패와 강제 연행. 들으려 하지 않는 철도공사이자 코레일, 외면했던 정부, 정치권의 무관심 등이 오히려 길었다. 그들에겐 상처가 많다. 잠깐 승리를 안겨 줬지만 이해 못 할 법의 판단도 역시 그렇다.
하지만 더 큰 상처는 사랑하는 동료의 죽음 그 떠남이다. 지난 19일은 그 동료의 빈자리 상처까지 생긴 지 2주기였다. 이제는 3월 들어 코레일이 강제 하고 있는 빚도 8700여만원에서 1억이 넘었다 .
이자는 지금도 늘어만 가고 있다. 남편과 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게 한 코레일의 강제 집행 요구가 남은 33명에게도 더욱 조여 오고 있다.
그는 “상처가 아물기 힘든 이유는 그 빚보다 여전히 KTX 승무원이 계약직이며 외주이고 안전 담당 업무가 아닌 서비스 직원으로만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006년 당시 불의한 협상에 굴하지 않아 시작된 슬픔은 이후 도려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쁨들도 있다. 부당함에 무릎 꿇지 않아 만난 사람들. 정의에 대한 신념. 사회적 모순을 보게 된 새로운 시각도.
4000일을 훌쩍 넘은 시간. 12년차 세월 속에 정당한 권리를 주장해야 하기에 노조에 몸담고 있지만 사회 일반적 상식으로 받아져야 하며, 투쟁 후 쟁취가 아닌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리 평등권, 자유권, 참정권, 청구권, 사회권 등으로 보장돼야 할 것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한 그녀와의 인터뷰. 마침 ‘르누아르의 여인’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프랑스의 화가이며 인상파 그룹의 한 사람이자 빛나는 색채 표현을 전개하며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도 알려진 그는 고통은 지나가고 아름다움은 남는다는 말을 남겼다.
그에겐 전시회가 기분 좋은 일의 전조 예감일까. 고통을 뒤로 보내며 희망과 행복한 상상을 르누아르처럼 그리게 한다.
굳이 노동자라는 말로 일반인들에게 이질적인 느낌이나 거창하게 들리게 하기보단, 이제 그들만의 싸움도 노조 투쟁도 아닌 취업이란 새로운 세계에 발 디디던 이 땅에 평범한 여성 김승하의 사회권으로 인식하길 원하고 있다. 그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제자리 찾기의 시각으로 봐야 할 것이다.
또 한 번 국민이, 우리 사회가 정계와 함께 나서서 정의를 이뤄야 할 시기다. 대한민국 여인 김승하는 매일 기도한다. “정의가 또 우리가 옳다는 확신이 증명되게 해달라”고 그 바람을 가지며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
/문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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