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막판에 접어들었으나, 성과가 미미해 국민 기대에 부응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인들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특위위원들의 질문이 예리하지 못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2일 제5차 청문회도 마찬가지다. 이날 청문회엔 그동안 여러차례 불출석으로 법꾸라지(법을 잘 알아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간다는 의미)로 불리기도 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해 사실상 '우병우 청문회'로 진행됐다.
하지만 46일 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우 전 수석은 거의 모든 의혹에 대해 시종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했다.
특히 최순실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현재도 모르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가 청와대 '보안 손님'으로 관저를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몰랐다"고 잡아뗐다.
또한 그 동안 청문회 증인 출석을 피하려고 도망을 다녔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도망간 것 아니다"며 의원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상황이 이렀듯 우병우 증인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것은 특별한게 하나도 없다. 다만, 우 전 수석이 분명하게 답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존경한다"는 것 뿐이였다.
그래서 이날 청문회는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였고, 마치 '빈수레 같이 덜컹거리며 요란하기만'했다. 이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이 너무 무디고, 중복돼 전략적이지 못했을 뿐 아니라, 결정적인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에 대한 청문도 마찬가지였다. 조 대위가 세월호 사건 당일 청와대에 근무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 시술 여부 등 의문의 7시간의 행적을 밝혀주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결과는 전무했다. 되레 변명과 해명의 자리를 마련해 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위증교사 의혹과 관련,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의 거취를 놓고 험한 말이 오가는 의사 진행 발언과 여야를 뛰어 넘는 공방으로 질의·응답이 한 시간이나 늦게 시작되는 등 볼썽스런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한 출석이 요구된 증인 18명 중 2명만 출석하는 등 증인들이 갈수록 적게 출석하고 있어 청문회 회의론과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청문회 명칭이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이듯 최순실 등 핵심 증인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 청문회(5차)에도 불출석했다.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최순실씨 국정농단을 파헤치기 위한 청문회의 성공적 운용을 위해선 최순실 없는 청문회가 계속돼선 안된다.
따라서 김성태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이 최순실·안종범·정호성 씨 등 핵심 증인에 대해 26일 구치소를 직접 찾아가 '구치소 청문회‘를 실시키로 해 기대를 해본다.
국정감사법에 따르면 "위원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국회, 또는 감사 조사대상 현장이나 기타의 장소에서 할 수 있다"고 돼 있어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만약, 국회 청문회가 여러 의혹을 풀지 못한다면 특검이 나서서라도 실체적 진실을 밝혀 위증을 교사커나, 위증을 한 자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죄를 엄중히 물어야 한다. 그래서 '12.26 구치소 청문회'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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