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라는 제목의 시에 연탄재를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는 구절과 함께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물음이 나온다.
검은 연탄이 발화돼 타들어가며 주위를 따뜻하게 만들 듯 타인의 열정을 가볍게 여겨 업신여기지 말라는 내용이다.
지난 3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자기부상열차 개통식이 인천국제공항역사에서 열려 국토교통부 최정호 2차관을 비롯해 인천광역시 관계자 및 참여기관장들이 대거 참석해 기념비적인 자리를 축하했다.
이날 개통식에 따른 시승식은 VIP들의 시간을 배려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출발해 5개의 중간 역사에 정차하지 않고 논스톱으로 용유 차량기지에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오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무인 자기부상열차는 순차적으로 중간역사들을 지나던 중 워터파크 역사를 빠져나와 마지막 종착역인 용유역에 가까이 다가갔을 무렵 열차가 갑자기 제동이 걸리면서 선로위에 멈췄다.
다들 의아한 모습으로 열차가 갑자기 멈추게 된 이유에 대해 관계자들에게 물어 보았고 열차가 이상 신호를 감지해 열차 스스로 제동해 멈춘 것이라는 설명이 되돌아왔다.
이날 열차 운행은 각 역사에서 정차하도록 세팅된 프로그램에 의해 운행됐는데 열차가 역사에 정차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을 벗어나 논스톱으로 달리다 보니 열차가 이상을 감지하면서 선로 위에서 정차하게 된 것이다.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전방에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됐을 때 브레이크로 제동을 걸어 차를 멈추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지만 운전자가 인식도 못하고 지나쳐 사고가 발생한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불러 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언론사들은 이해부족인지 사고의 한계인지 열차가 이상 징후를 감지해 스스로 멈춘 것에 대해 마치 열차에 커다란 문제가 있는 듯 꼬집고 나섰다.
그동안 자기부상열차 개통시기를 놓고 국토부와 인천시가 갈등을 표면화하면서 언론으로부터 숱한 뭇매를 맞아왔던 상황 끝에 개통한 것이어서 매우 정상적인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한 기사를 본질과 다르게 여과 없이 보도하고 재양산했다.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들은 이날을 기다리기 위해 몇 년 동안을 기술적으로 제도적으로 논쟁하고 갈등하며 뜨겁게 달궈져 왔는데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을 놓고 마치 커다란 문제가 있는 듯 무분별하게 동조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언론의 모습인지 우려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김영도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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