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뿔난’ 엔지니어링업계… 행안부에 “적격심사 낙찰하한율 높여야”지난 18일 적격심사 낙찰하한율 상향·연계 개선방안 논의업계 “국가계약 발주 기술용역 낙찰하한율’과 형평성 문제” 행안부, 2%p 상향시 6,439억 원 추가 재정지출 이유로 난색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정부가 올해 중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인 가운데 엔지니어링업계와 ‘지방계약 기술용역 적격심사 낙찰하한율 상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정부는 국가계약 발주 기술용역의 낙찰하한율은 2%p(포인트) 상향했지만 지방계약은 기존 88%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일한 기술용역인 데도 발주기관에 따라 대가가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업계의 낙찰하한율 상향 2%p 상향 건의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 행안부 회의실에서 ‘지방계약 기술용역 적격심사 낙찰하한율 상향 및 연계 개선방안 논의’를 주제로 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회의는 앞서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설계·감리 등 기술용역에 대한 결과물의 품질 및 공공시설물의 안전 제고를 위한 낙찰하한율 상향을 건의한 데 따른 것이다. 낙찰하한율은 저가 입찰 방지를 위해 낙찰 받을 수 있는 발주금액 대비 최저 금액 비율을 말한다.
이날 엔지니어링업계는 지방계약 기술용역의 가격평가계수를 현행 88%에서 90%로 조정해 낙찰하한율을 79.995~87.745%에서 81.995~89.745%로 2%p 상향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안부와 업계는 지방계약 기술용역 낙찰하한율 상향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행안부는 ‘추가 재정 부담’과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 협의’ 등을 이유로 확답을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업계가 정부에 ‘지방계약 기술용역 적격심사 낙찰하한율 상향’을 요청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국가계약·조달청 발주 기술용역의 낙찰하한율’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엔지니어링사업의 적격심사 낙찰하한율을 2%p 상향했다. 하지만 지방계약은 기존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 동일한 기술용역임에도 발주기관에 따라 대가가 다른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 소재 중소기업들은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사업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고 가뜩이나 발주량이 줄어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계약제도에 비해 2%p 낮은 낙찰율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언제까지 우리가 지자체가 발주하는 사업에서 이런 불이익을 받아야 하느냐”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업계의 낙찰하한율 상향 요청 배경에는 ‘물가·인건비 및 적정대가 반영’ 문제도 작용했다. 측량·지반조사·각종 영향평가·BIM(건설정보모델링)·설계안전성검토 등 추가업무 비용이 설계대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업체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인력 이탈과 설계품질·안전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엔지니어링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용역 근로자에게 적정임금을 지급하고 우수 기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정한 용역대가 보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업계의 ‘낙찰하한율 상향’ 요청에 대해 ‘지방재정 부담 및 제도개선 조건’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5년 물품·용역 발주금액을 기준으로 낙찰하한율을 2%p 상향할 경우 약 6,439억 원의 추가 재정지출이 예상되는 만큼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 등 발주기관과의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행안부는 낙찰하한율 상향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지만 조기 추진을 위해서는 단순 수익성 개선이 아니라 품질·안전 확보, 기술인력 처우 개선 및 지역 업체 경쟁력 강화와 연계된 근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엔지니어링협회와 업계는 책임기술자 평가기준, 기존 부실벌점 활용방안, 지역·중소업체 영향 및 추가과업·인건비 관련 자료를 보완해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행안부는 이를 토대로 지자체 의견수렴과 적격심사기준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다.
엔지니어링은 설계도면 작성, 시공과정의 적정성 확인 등 건설현장의 안전과 품질 확보에 주요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산업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십수년간 건설엔지니어링사업은 낙찰률 개정 없이 유지돼 연관산업인 공사보다 낙찰하한율이 평균 약 5%p 낮게 형성돼 왔다. 최근 엔지니어링협회의 건설엔지니어링 대표기업들의 경영현황 조사를 보면 평균영업이익률은 3% 내외였다.
이런 가운데 기획예산처는 올해 중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으로, 지난달 업계·전문가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총사업비 관리제도는 국가재정법에 근거해 국가의 예산 또는 기금으로 시행하는 대규모 사업의 총사업비를 사업추진 단계별로 합리적으로 조정·관리함으로써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재정제도다. 관리대상 사업은 완성에 2년 이상 소요되는 사업 중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고 국가 재정지원 300억 원 이상인 토목·정보화 사업과 총사업비 200억 원 이상인 건축사업 등이다. ‘총사업비 관리지침’이 총론이라면 ‘기술용역 적격심사 낙찰하한율’은 각론인 셈이다.
엔지니어링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행안부는 엔지니어링 대가(낙찰률) 상향이 근로자 임금·복지 증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는 구조를 제시해야 한다는 논리로 즉각적인 낙찰률 상향은 어려우며 추가 검토를 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며 “즉각적인 적격심사기준 낙찰률 상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향후 적격심사기준 평가요소 개정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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