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붕괴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하중과 지지력의 법칙붕괴사고에서 엿보는 건설산업 신뢰·소통·시스템의 중요성
최근 광주광역시 대표도서관 데크플레이트 붕괴사고가 발생하여 안타까운 생명을 잃었다. 올해 들어 유독 건축물이나 교량, 터널 등이 무너지는 장면을 자주 접하게 된다. 안성 고속도로 교량 거더 거치 중 붕괴 사고를 미롯하여 서울 명일동 땅꺼짐 (터널붕괴),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가 있었다.
붕괴가 발생 된 원인을 분석해보면 대개는 두 가지로 귀결된다. 하나는 예상보다 커진 하중이다. 또 다른 원인은 그 하중을 버티지 못하는 지지력의 부족이다. 힘은 커지는데 지지를 못한다든지 힘은 동일한데 지지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무조건 붕괴에 이르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원리가 단지 물리적 구조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 조직, 사회, 국가 시스템 등 인간이 만든 모든 구조에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건축물이나 교량, 터널 등은 설계 당시 하중을 기준으로 구조가 결정된다. 그러나 공사 중 또는 유지관리 단계에서 시간이 지나며 예상치 못한 무게가 더해지거나 지반이 약해지거나 자재가 노후화되면 결국 균형은 깨지고 붕괴에 이른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급격한 성장, 과도한 업무, 내외부의 압박 등 조직 내 피로로 인해 하중이 커진다. 그러나 조직 내 내부의 신뢰, 소통, 시스템이라는 지지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조직은 흔들리고 무너지게 된다.
가정도 예외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가정도 하나의 구조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경제적 부담, 육아 스트레스, 관계의 갈등 등 다양한 하중이 쌓인다. 이때 가족 간의 이해, 배려, 소통이라는 지지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그 가정은 점차 균열이 가고 결국 붕괴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는 이미 무너지고 있을 수도 있다.
건설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건설 프로젝트는 수많은 이해관계자, 복잡한 공정, 긴 시간, 막대한 비용이 얽혀 있는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과 같다. 공사기간 부족, 인력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안전관리 소홀 등은 모두 하중을 증가시키는 요소다. 반면 이를 관리하고 조율해야 할 시스템, 기술력, 조직문화, 안전관리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면 지지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하중은 커지는데 지지력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지고 이는 실제 구조물의 붕괴로까지 연결된다. 최근의 건설 사고들이 이를 증명한다. 결국 건설산업의 붕괴도 균형 상실이라는 동일한 원리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붕괴 사고를 막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붕괴를 막는 방법은 명확하다. 하중을 줄이거나 지지력을 키우는 것이다. 조직이라면 무리한 목표 설정을 지양하고 소통을 통해 구성원 간의 신뢰를 쌓는 데 집중해야 한다. 가정이라면 서로의 짐을 나누고 감정의 소통을 통해 정서적 지지 기반을 다져야 한다. 건축이나 교량, 터널 등의 구조물과 같이 조직이나 국가도 마찬가지다.
세상 모든 구조물은 균형 위에 위태롭게 서 있다. 하중과 지지력의 균형이 무너지면 그 어떤 것도 안전하지 않다. 우리는 지금 어떤 하중을 짊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하중을 버틸 수 있는 지지력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붕괴는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균형을 잃는 순간 이미 시작되고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공학박사·안전기술사·안전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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