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판례이야기 58] 외국기업에 대한 하도급법 적용 여부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5/07/31 [17:04]

[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판례이야기 58] 외국기업에 대한 하도급법 적용 여부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5/07/31 [17:04]

▲ 정종채 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1. 외국기업이 하도급법상 원사업자가 될 수 있는가

외국법인이 원사업자가 될 수 있는지가 최근 쟁점이다. 과거 공정위는 나이키 하도급사건에서 법령에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하도급법이 국내기업에만 적용된다며 외국법인은 원사업자가 될 수 없다며 심의절차 종료결정을 내렸다 보았다. 국내 수급사업자가 억울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헌재 역시 외국법인을 하도급법상 원사업자가 될 수 없다며 제재처분하지 않은 것이 부당한 공권력행사는 아니라며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었다(헌법재판소 2024. 1. 25. 선고 2022헌마430 결정). 그런데 최근 공정위의 입장이 확 바뀌었다. 외국법인이 국내영업소 또는 국내사업장(세법상 고정사업장과 유사한 개념)이 있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는 경우라면 국내법인과 동일하게 보고 원사업자로 하도급법을 적용하지만, 반대로 외국법인이 국내영업소나 국내사업장이 없고 단순히 일시적으로 국내업체로부터 제조위탁 등을 해 수입하는 경우라면 국내법인 하도급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한다.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은 중국건설회사가 국내 영업소를 설치하고 국내 건설면허를 취득한 다음 국내 건설회사들에게 하도급을 준 이후 불공정하도급행위를 해서 과징금부과처분을 받은 사안에서 중국건설회사가 외국기업에게는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처분취소를 구한 사안인바, 판결의 추이를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사견으로 공정위 입장과 달리 국내영업소나 국내사업장 유무와 무관하게 외국법인도 원사업자가 되어 그와 거래하는 하청업체가 하도급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해석한다. 

 

한편, 수급사업자는 반드시 중소기업기본법상의 중소기업자(중소기업협동조합 포함)이어야 한다. 하여, 해외사업자는 하도급법상 수급사업자가 될 수 없어 하도급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2. 국내기업의 해외 자회사들 간의 거래에 하도급법이 적용되는가

국내 사업자들이 해외에서의 사업을 위해 설립한 해외법인은 국내법인이 아닐 뿐 아니라 중소기업기본법상 국내법인만이 중소기업자가 될 수 있으므로 하도급법상 수급사업자 자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하도급법이 적용될 수 없다. 예외적으로 국내기업들 간에 실질적인 하도급거래 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국내 법인들 간의 행위로 보아 하도급법이 적용될 수 있다. 우리 건설회사들이 많이 진출하는 중동이나 동남아 등에서는 종종 외국회사가 직접 입찰에 참여하여 발주를 받지 못하거나 또는 외국회사가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현지 자회사를 설립하여 이를 통하여 공사를 진행하거나 또는 현지의 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체결해서 그 스폰서 기업을 통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스폰서 기업이 중간에 낀 거래가 아닌 국내 모회사의 해외 자회사들 간의 하도급계약에 대하여는 실질적 당사자 확정에 대한 일반법리가 적용될 것이다. 따라서 모회사 임직원이 거래에 관계하였다는 것만 가지고 모회사를 실질적인 당사자로 보기는 부족하고, 전체적인 거래의 관점에서 사실상 모회사들이 하도급거래와 관련한 중요한 의사결정 및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점이 인정되면 국내 모회사들 간의 하도급거래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거래업체 선정부터 계약체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실제로 국내에서 이루어졌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국내 모회사와 해외 자회사의 출자비율, 실질적 지배권 여부 및 해외 자회사의 설립 동기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형식적 거래와는 달리 실질적 거래주체가 다르다는 것은 거래의 특별한 사정이므로 이를 주장하는 측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므로, 위와 같이 국내 모회사들 간의 거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급사업자나 공정위가 입증해야 할 것이다. 

 

하도급법 적용이 되지 않는 자회사를 통해 하도급법상의 규제를 회피하려고 하였다거나 또는 인력과 조직, 그리고 실질적인 운영상황에 비추어 자회사가 사실상 서류상의 회사로 볼 수 있는 경우, 대규모 해외 건설공사 등을 수행하면서 현지 법령이나 규제 등의 필요성에 따라 도급인과 수급인이 각각 현지 자회사를 설립하여 하도급공사를 진행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과 업무에 대해서는 국내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경우 등에는 모회사가 실질적인 당사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하도급법 적용이 되지 않는 자회사를 통해 하도급법상의 규제를 회피하려고 하였다거나 또는 인력과 조직, 그리고 실질적인 운영상황에 비추어 자회사가 사실상 서류상의 회사로 볼 수 있는 경우, 대규모 해외 건설공사 등을 수행하면서 현지 법령이나 규제 등의 필요성에 따라 도급인과 수급인이 각각 현지 자회사를 설립하여 하도급공사를 진행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과 업무에 대해서는 국내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경우 등에는 모회사가 실질적인 당사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한편, 2025. 4. 17.부터 5. 8.까지 행정예고된 하도급거래공정화지침 개정안은 ‘국내에 있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쌍방 또는 일방이 형식적으로 국외에 법인을 설립하여 하도급거래를 하는 경우 그 하도급계약에 대한 국내 원·수급사업자 간의 실질적인 관계가 입증되면 국내 원·수급사업자 간의 하도급거래로 보아 하도급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해당 하도급계약에 대한 국내 원·수급사업자 간의 실질적 관계는 ① 수급사업자가 국외법인을 통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이유가 원사업자의 요청·지시에 의한 경우, ② 국외에서 체결된 하도급계약 이전에 원·수급사업자 간 하도급거래에 관한 기본계약 등이 이미 체결되었거나 국외 하도급계약의 교섭·체결이 국내 원·수급사업자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 ③ 국외에서 체결된 하도급계약의 형식, 내용, 조건이 국내 원·수급사업자 간의 다른 하도급계약과 유사한 경우, ④ 국내 원사업자의 임직원이 국외 하도급계약의 이행·관리·감독에 관하여 국내 수급사업자 또는 수급사업자의 국외법인에게 지시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경우, ⑤ 국외 하도급거래가 국내에서 원·수급사업자 간에 이루어진 다른 하도급거래의 제조·수리·시공·용역 수행방식과 유사하거나 그 국내 하도급거래의 원재료, 중간재, 부품을 국외 하도급거래에 공급․활용하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실질적 하도급거래 개념의 일환이므로 일응 타당하다. 다만, 외국법인의 하도급계약에 대해 국내 모법인의 관여가 일부 인정되는 경우더라도 외국법인이 인력, 시설 등 규모와 역할 등이 명확하고 국내 모회사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등 명확한 실체가 있는 경우이면서 국내 모회사의 하도급계약에 대한 관여가 모회사로서의 자회사 경영이나 법률적 검토나 행정적 지원이나 감독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까지 국내 법인 간 하도급거래로 보는 것은 무리다. 

 

하도급공정화지침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실질적 관계에서 하도급거래를 판단하도록 한 원칙에 비추어 위와 같은 경우에는 국내법인이 설립한 외국법인간 하도급거래를 국내법인간 하도급거래로 볼 수 있다. 민사판결이기는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2. 1. 선고 2022나7807 판결은, 해외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국내 회사들이 각자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모회사가 중요 의사결정 및 업무를 하였으므로 실질적 계약당사자를 국내 모회사로 판단하였다.

 

 

/정종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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