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규제, 과감히 정비해야”… 한경협, 정부에 20건 건의

26년간 동결 예타 조사 대상 사업 기준 상향해야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5/07/09 [14:43]

“건설규제, 과감히 정비해야”… 한경협, 정부에 20건 건의

26년간 동결 예타 조사 대상 사업 기준 상향해야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5/07/09 [14:43]

도심 재정비, 복잡한 인허가 절차로 지연… 간소화 필요

“장기계속공사 공기 연장 시 추가비용 지급 근거 마련해야”

 

▲ 지난 5월 30일 서울 시내의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사진 = 뉴시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최근 4년간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공사비 급등을 비롯해 착공·준공 물량 급감 등으로 건설업 전반의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정부에 ‘건설업 규제개선과제’를 건의했다.

 

한경협은 지난 8일 건설업 활력 회복 및 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택공급 활성화 및 건설투자 촉진 ▲건설 현장 안전 및 환경 규제 합리화 ▲건설 계약 및 입찰 제도 합리화 ▲건설 생산성 향상 및 지원 강화 등 4개 분야에 걸친 ‘건설업 규제개선과제’ 20건을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우선, 1999년 이후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약 4.2배 증가(1999년 613조 원 → 2023년 2,556조 원)했음에도 예타 기준은 경제 규모 확대를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조사) 대상 사업이 과도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 인해 심사자원이 분산되면서 중요한 대형·중장기 인프라 사업의 추진이 지연되고, 적기 투자가 어려워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타 조사 소요 기간도 평균 17.6개월로, 운용 지침상 기한(9개월)의 두 배 가까이 소요되며 사업 착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재정법에서는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고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사업에 대해 예산 편성을 위한 예타 조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 기준은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26년째 유지되고 있다. 

 

한경협은 “경직적인 예타 기준과 과도한 심사 기간이 인프라 투자 시기를 놓치는 원인”이라며 “예타 기준을 총사업비 1,000억 원, 국가 재정지원 규모 500억 원으로 상향하고, 간소화된 ‘신속 예타(Fast-Track)’ 제도를 활성화해 심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도심 재정비사업 문제도 짚었다. 전국 노후 주택 비중이 25%를 넘어서는 등 주택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지만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과도한 규제가 도심 재정비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어 주택 공급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비사업은 현재 정비구역 지정부터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착공 및 준공에 이르기까지 평균 10년~15년 정도가 소요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용적률 제한, 녹지 확보 기준 등 각종 규제가 사업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취지다.

 

한경협은 “‘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별법’을 제정해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 동시 처리 등 절차 간소화, 용적률 및 건축물 높이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고 재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협은 또 “건설 현장의 인력 운용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재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비숙련 외국인력(E-9)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 간 이동’ 제한 등으로 인력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제도상 동일 사업주 내 공사 현장 간 이동조차도 제한적인 사유에서만 허용되며, 고용지원센터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신규 고용 허가 신청에 준하는 서류 제출이 필요해 현장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경협은 “동일 사업주 내에서의 현장 간 이동을 간소화하고, 업무 범위를 현장 수요에 맞게 확대함으로써 건설 현장의 인력 운용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발주 장기계속공사 시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추가 지급 근거가 미비한 점도 문제다. 정부 발주 장기계속공사는 총공사금액을 입찰하지만, 계약은 연간 단위로 매년 확보되는 예산 범위 안에서 순차적으로 계약을 진행한다. 그 결과 연차별 차수 계약 종료 후, 다음 계약 체결 시점까지 휴지기간이 발생한다. 하지만 휴지기에 발생하는 인건비, 장비 유지비 등 현장 유지·관리를 위한 간접비를 보전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시공사가 손실을 떠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경협은 “장기계속공사의 특수성을 반영해, 총 계약기간 변경도 계약 금액 조정의 대상이 됨을 명시해 추가 인건비·장비비 등 간접비를 합리적으로 보전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건설업은 생산 및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대표적인 경기 견인 산업”이라며 “건설규제를 과감히 정비해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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