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세계 최초 ‘TBM 시뮬레이터’ 개발

장비투입 전 시공조건 입력… 사전 문제해결·과학적 운전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0/11/22 [20:40]

[신기술] 세계 최초 ‘TBM 시뮬레이터’ 개발

장비투입 전 시공조건 입력… 사전 문제해결·과학적 운전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0/11/22 [20:40]

장수호 박사 “실제 운전‧제어 시스템과 동일… 시뮬레이터 확장성↑”

 

▲ TBM시뮬레이터 조작하고 있는 모습  © 매일건설신문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의 TBM 전용 시뮬레이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자동차 운전제어시스템과 비슷한데 설계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저해요인이 발생할 때 이를 돌파해가는 훈련, 학습용이다.

 

터널 공사구간이 길수록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은 상대적으로 시공속도를 높이고,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유럽은 도심 내 터널공사에서 TBM 공법을 80%까지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터널공사가 많아 도로(2,077 km), 철도(928 km), 도시철도(960 km) 등 국내 교통터널의 길이는 약 4,000 km에 달한다. 최근 GTX-A노선(한강하저 및 북한산 관통구간), 김포-파주 고속도로 2공구 한강하저터널 등과 같은 중‧대단면의 교통터널에서 TBM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TBM은 한 번 현장에 투입되면 교체하거나 후진시키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TBM의 전방 굴착면이 장비로 막혀있어서, 암반이나 토사 등 굴착 방해물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장비가 투입되기 전에 시공조건을 고려한 시나리오를 입력해 운전자에게 사전에 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다.  TBM의 시공 성능은 장비를 운용하는 운전자의 능력에 따라 크게 좌우되며, TBM 운전자의 양성은 현장의 경험과 실무를 통해서 도제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은 TBM 사용자의 사전 시뮬레이션과 전문 운전자의 양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TBM 시뮬레이터를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시뮬레이터에는 TBM의 운전·구동·제어 등의 기본적인 작업과정을 사전 테스트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것은 장애물을 시나리오로 넣어 정답을 풀면 통과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계속 학습시키는 일종의 플로차트(순서도)다. 이러한 여러 경우의 수를 통해 문제해결 방안을 찾아가 방식이다.

 

이는 운전자에게 도제식 방식이 아니라 간단한 숫자나 명령을 입력해서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솔루션을 모색하는 것이다. 공사가 예정된 지역의 지반 조건에 따라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험요소들을 안전하게 대처함으로써 현장에서의 실패요인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기반해 운전자의 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게 됐다. TBM의 실제 운전‧제어 시스템과 동일하게 제작된 실물 크기의 시뮬레이터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 형태의 소형 시뮬레이터도 함께 개발해 활용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장수호 박사는 “이미 입력돼 있는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시나리오를 직접 시뮬레이터의 교육관리시스템에 입력하기만 하면 바로 구현되도록 제작했다”며 “시뮬레이터의 확장성과 사용성이 높다는 것이 큰 차별성이자 장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TBM장비는 국산화 하지 못했지만 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는 최적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개발 중에 있지만 우리가 선두로 달리고 있다는 평이다. 이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구매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서 에이전트들과 계약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아울러 영문홈페이지와 비즈니스 모델 등을 만들어가고 있다.

 

장 연구위원은 중국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카피를 못하도록 했고, 프로그램을 수출하기보다는 사용권 계약을 맺는 방법이라고 귀뜸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건설기술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시뮬레이터 개발에는 이엠코리아㈜, ㈜두나정보기술, 강릉건설㈜, ㈜삼보기술단 등 관련 중소‧중견 기업들도 동참했다. 기술적으로 거의 완성단계로 내년 초 상용화를 위해 막바지 작업을 가다듬고 있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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