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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 판례 이야기]⑭
잘못 지급한 ‘하도급대금’ 반환청구 불가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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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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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 “발주자 착오로 하수급인 대금지급…부당이득반환청구 안 돼”

 

▲ 정종채 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Q:  재하도급 받은 건설업체가 하청업체의 자금난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원청회사는 직접대금지급 의무가 있는가?

또한 원청업체가 직접지급각서를 작성해주고 재하도급업체에 대금 지급했다면 하도급업체는 원청에게 소송을 통해 도급대금을 받을 수 있는가? 만일에 원청이 이중으로 지급한 것이니 재하도급 업체에 부당이득반환청구도 가능할 것인가?


A: 결론부터 말하면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하청업체에게 받을 하도급대금을 원청으로부터 대신 지급받은 것이고 이에 대해 원청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법률상 원인 없이 받은 금원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원청은 억울하지만 자신이 잘못 법 해석을 한 것이므로 사실 하청에게 돌려 받을 수도 없다. 발주자가 원청과의 대금지급청구소송에서 제3자 변제 등의 법리를 주장해 받아들여졌다면 발주자가 소송에서 승소하였을 것이지만 본건에서는 패소하였으므로, 확정판결에 따른 기판력으로 발주자는 원청에게 지급한 대금에 대한 반환청구를 할 수는 없다.

 

결국 발주자 입장에서 주지 말았어야 하는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것이 문제이지만, 법에 대한 무지는 용서받을 수 없기 때문에, 본건에서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다.

 

발주자와 수급사업자는 아무런 계약관계에도 있지 않으므로 수급사업자가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청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사업자가 파산․부도 등의 사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를 대비하여, 영세한 수급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직접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여 수급사업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하도급법은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직접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① 원사업자의 지급정지, 파산 등의 사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어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경우, ②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발주자, 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 간에 합의한 경우, ③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2회분 이상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경우, ④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경우이다.


위와 같은 사유가 없다면 발주자는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서는 안된다. 직접 지급하더라도 원사업자가 자신의 도급대금을 청구할 경우 이를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발주자가 수급인(원사업자) 등에 대하여 공사대금지급채무를 부담하지 않고 있음에도 착오로 하도급대금을 직접 하수급인(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 경우, 하수급인 등이 발주자로부터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은 것은 수급인 등과의 하도급계약에 의한 것이어서 이를 법률상 원인 없이 하도급대금을 수령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발주자는 (수급인 등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하수급인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6다63884 판결).


한편, 발주자가 직접지급요건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지급하였다면(예를 들어, 원사업자가 2회 이상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못했지만, 수급사업자가 직접지급 요청을 하지 않아 직접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주자가 착오로 직접지급한 경우) 원사업자에게 다시 원도급(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하는지 문제된다. 발주자 입장에서는 이중변제가 되는 셈이다. 원칙적으로 발주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직접지급하였음을 이유로 원사업자의 지급청구에 대항할 수 없으므로 지급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 경우 발주자가 원사업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는지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부당이득청구권이 있다면 이를 가지고 대금지급채무와 상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제3자 변제로서의 구상권 행사를 고려할 수 있을 뿐이다.


먼저 발주자는 원사업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는 있다. 발주자가 착오로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지급함에 따라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채무를 변제받은 이익을 얻은 셈이므로 부당이득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부당이득반환의 책임이 있고, 악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어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배상해야 한다(민법 제748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사업자는 선의 수익자라고 보아야 하므로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더라도 원사업자가 얻은 이익 중 현존하는 한도에서만 반환받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다음으로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제3자 변제에 기해 구상하는 것에 대해 살펴본다. 이해관계 없는 제3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할 수 없다. 수급사업자들이 하도급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공사진행을 중단한 경우라면 발주자로서는 이해관계 있는 제3자라고 볼 수 있지만 이미 공사가 종료된 상황이라면 발주자를 이해관계 있는 제3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는지에 대하여는, 판례는 제3자의 변제 그 자체로 채무자를 위한 유익한 것이고 반증이 없는 한 의사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하여(대법원 1961. 11. 9. 선고 4293민상729 판결), 가급적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중지급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종채 변호사(하도급법학회장, 법무법인 에스엔 조세/공정거래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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