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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대책 무관 웬 ‘행정수도 이전’ ?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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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7/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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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완영 기자  © 매일건설신문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잠잠해진 ‘행정수도 이전’이 지난 20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연설로 불씨를 살려내자 정치권의 핫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꺼진 불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그는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했을 때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22번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광풍을 잠재우지 못한 것이 수도권 과밀이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행정수도를 완성하자는 취지다.

 

통합당은 이 카드를 꺼낸 의도가 부동산 실패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일부 공감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오세훈 전 시장과 충청지역 의원들은 환영했다. 정진석 의원은 “행정수도를 완성하자는 방향에는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장제원 의원은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며 주도해야 할 것”이라며 당 전략차원에서 이를 적극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자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 문제를 국민적 지지를 얻어 ‘여야합의’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야당을 설득해 특별법을 만들더라도 또다시 헌재의 심판을 받아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이 새로 임명됐기에 과거에 비해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또한 헌법 개정도 고려할 수 있으나, 개헌에 착수하게 되면 권력구조 개편 문제로 논의가 확장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당에선 부동산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과 국토 균형발전이라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의 집값 안정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토도시계획회장인 김현수 교수는 “부동산 문제는 산업구조조정에 따른 트렌드와 일자리 문제와 얽힌 고차원적인 문제인데, 국회와 청와대를 옮기는 것으로 부동산 문제에 대처가 되겠느냐”고 일축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정부청사를 세종으로 옮긴 뒤 서울 집값이 내려간 적이 없었고, 오히려 더 많이 올랐다”며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으로 이전하면 상징적인 의미는 있겠지만, 서울·수도권 인구를 분산하는 효과는 없고, 집값도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지어 행정수도 이전 논의로 서울의 집값 불안이 세종으로 전이될 우려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행정수도 문제를 꺼내놓은 것이 부동산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차원을 넘어 차기 대선까지 밀고 갈 수 있는 이슈를 선점하려는 ‘정치적 포석’이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론은 일단 긍정적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회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는데 찬성하는 입장이 54%로 반대(34%)를 크게 앞섰다. 특히 2030세대 같은 젊은층의 찬성률이 60% 넘겼다. 수도권 집값 급등으로 궁지에 몰린 여당으로서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본 것이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 및 국토 전체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미치는 국가적 대사다. 국가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기에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 이번 이슈가 ‘국면 전환용’이라고 비판 받는 이유다. 행정수도이전은 목적의 정당성과 함께 사업의 순수성과 진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정부는 말로만 고강도 대책을 내놓지 말고, 정말로 투기세력을 억제할 ‘초강수’를 두든지 아니면 무대책으로 시장에 맡기는 게 낫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그간 쌓아올린 정부신뢰를 잃는 것이 안쓰럽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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