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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 판례 이야기]①
하도급법상 지급명령의 한계와 개선방안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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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2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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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률적 대금인하 및 일방적 단가결정에 대한 지급명령 불가’ 대법원 판결

 

-연재를 시작하며-
건설산업과 제조업 등에서 하도급분쟁이 갈수록 핫이슈다. 흔히 ‘하청’으로 통하는 하도급은 수급인이 자신이 해야 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완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와의 계약을 말한다. 하급법학회장인 정종채변호사가 판례를 중심으로 재미있게 ‘하도급 판례 이야기’를 연재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 정종채 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하도급 거래를 둘러싼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의 갈등의 대부분은 하도급대금에 관한 것이다. 대금 분쟁은 민사법원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소송을 통한 해결에는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장애와 난점이 있다. 먼저 시간이 오래 걸리며, 두 번째로 전면적 증거제출제도가 인정되지 않는 우리 민사소송법상의 한계로 사실관계와 증거 확보가 쉽지 않고, 마지막으로 감정을 통해 손해액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에 과도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수급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해서 해결하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정당한 하도급대금과 실제 하도급대금의 차이를 지급하라는 취지의 시정조치명령, 즉 지급명령을 내릴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12. 5. 17. 선고 2011누366687 판결). 지급명령은 어려운 수급사업자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 주고 하도급거래를 둘러싼 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다.

 

종래에는 공정위가 지급명령을 적극적으로 발령했다. 그런데 우리 법원은 이에 부정적이다. 지급명령시 ‘정당한 하도급대금’에 대해서는 공정위에게 입증책임이 있다는 법리를 기초로 공정위의 지급명령을 취소하는 일련의 판결들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2018. 3. 13. 선고 2016두59430 판결에서 공정위의 입증책임이 매우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위반행위가 없었다면 다음과 같이 결정되었을 ‘정당한 하도급대금’을 찾기 어려운 유형의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사실상 지급명령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하도급법 제4조(부당한 대금결정) 위반으로 인한 지급명령은 공정위가 간편하게 손해배상 등의 지급을 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1호(일률적 단가인하)나 제5호(일방적 단가결정) 위반으로 인한 지급명령이 허용된다면 그 지급명령은 당사자 사이의 사적 자치에 따라 정하여졌을 대금액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1호 위반행위나 제5호 위반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각 품목이나 거래별로 개별적 사정이 있을 수 있어 위반행위 전의 단가가 당연히 지급명령액 산정의 기준액이 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제1호 위반행위나 제5호 위반행위의 성질상 이러한 위반행위가 없었더라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실제 정하였을 대금액을 상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제1호 위반행위 또는 제5호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로서 지급명령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물론 성격에 따라서는 정당한 하도급대금이 명확하게 정해지는 유형의 위반도 있다. 예를 들면,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2호의 일정 금액 할당을 통한 대금인하, 제6호의 직접공사비 이하의 대금결정, 제7호의 최저가입찰금액보다 낮은 대금결정 등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외 위반행위에 있어서는 법 위반이 없었다면 정해졌을 정당한 하도급대금을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 대법원 판결은 사실상 하도급법상 지급명령제도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앞서 설명한 민사소송의 한계로 인하여 공정위가 지급명령을 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급명령 제도의 활성화 없이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고 하도급거래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것이 넌센스이기 때문이다.

 

정당한 하도급대금에 대한 입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지급명령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이므로, 하도급법에서 “공정위는 전문가 감정 등의 증거조사를 통하여 정당한 하도급대금을 산정하여 지급명령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고, 공정위에게 전문가 감정 등 증거조사에 대한 예산을 배정해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정종채 변호사는?
-울산 학성고
-서울대 경제학과/뉴욕대 로스쿨 졸업
-사법시험 합격/행정고시 재경직 합격
-국세청 징세과장
-법무법인 태평양/법무법인 세종
-한국 변호사/미국캘리포이나주 변호사
-하도급법학회장
-홍콩 상장기업 Cowell 사외이사
-티그리스 인베스트 감사
-중부지방국세청, 해수부, 경기도시공사 등 고문
-법무법인 에스엔 조세·공정거래 부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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