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따른 ‘철탑 안전’, 제원예측기술로 확보”한전 전력연구원 차세대송변전연구소 류희환 선임연구원
보강·이설 대상 1500여기 철탑의 기초 제원 예측
“구조 도면이 확보되지 않은 철탑의 기초 규격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초 제원 예측 기술이 향후 가공선로의 안전 보강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최근 ‘물리탐사를 활용한 철탑 기초 제원 예측 기술 개발’ 연구과제를 완료했다. 2017년 2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진행된 연구에는 총 2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전력연구원 차세대송변전연구소 류희환 선임연구원은 “향후 기술보완을 해서 사업화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탑 기초 제원 예측 기술’은 전력을 보내기 위해 건설돼 있는 전신주나 철탑의 기초를 이른바 역설계(逆設計)하는 기술이다. 류희환 연구원은 “바람의 세기가 강해진 만큼 이에 따라 철탑의 설계도 다시 해야하고, 이미 세워진 철탑의 기초 또한 보강해야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철탑의 경우 바람의 세기가 안전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구조 설계 시 바람의 세기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근래 한반도의 기후변화로 태풍이 보다 잦고 세기가 강해져 풍압(風壓) 수치가 격상된 것이다.
류희환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한전에서 보유하고 있는 철탑은 전국에서 4만여개 이른다. 이중 건설 후 오랜시간이 경과돼 안전을 위한 보강이 필요한 철탑은 12,000개 가량이다. 류 연구원은 “한전에서 지난 2006년부터 철탑 보강 사업을 진행해 8천여개의 철탑을 보강·이설했고, 이중 4천여개가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보강 대상이 되는 4천여개의 철탑 중 1500여기 철탑의 경우 당초 건설 시 기초가 됐던 철탑 기초의 제원, 즉 매설깊이·폭·너비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전력연구원은 철탑 1500여기에 대한 설계 도면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물리탐사를 활용한 철탑 기초 제원 예측 기술’은 땅을 파지 않고 지상(地上)에서 장비를 이용한 측정을 거쳐 지표면에서 6~10미터 지점에 매설돼 있는 철탑 기초를 파악하고 설계 도면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철탑 기초의 재원의 매설깊이, 지지대 폭, 지지대 두께를 예측할 수 있다.
제원 예측 기술은 기초 상부를 타격한 후 반사돼 오는 신호를 분석하는 ‘충격반향기법 장비’와 지반에 전류를 흘려보내 해석알고리즘을 통해 기초 매설깊이·너비·폭을 예측할 수 있는 ‘전기장해석 장비’로 구성된다. 두 종류의 장비 개발에는 각각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토목 컨설팅 및 연구용역 기업 (주)에이치비씨가 참여했다.
류희환 연구원은 “기존 탐사장비는 30% 정도의 정확도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기술은 전국의 철탑 72기를 대상으로 사전 연구과제를 통해 테스트를 해본 결과 91~96%의 정확도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보통 철탑의 보강사업에는 1기당 900만원 가량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술개발로 1539기의 보강에 필요한 140여억원의 기존 사업비를 30여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였다. 기존 기술 대비 정확도를 300% 가량 향상시켰고, 32배 빠른 결과 획득이 가능하다. 전력연구원은 세계최초로 철탑기초-지반 전기장 흐름 해석 특허 2건 출원을 완료했고,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통해 수익까지 창출했다.
류희환 연구원은 “보강 대상이 되는 철탑 4천개 중 2500여개는 접근이 어려운 산악지대에 있어 향후 보강 방법을 새로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철탑 기초 제원 예측 기술’은 지난 1월부터 한국전력의 모든 지역본부에 확대 적용됐다. 올해는 철탑 4기에 대해 파악을 하고, 내년에는 32기에 대해 도면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류희환 연구원은 “‘철탑 기초 제원 예측 기술’을 활용해 향후 변전소 등 한전이 보유하고 있는 송·배전 기초 구조물 등에 대해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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