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테이프 붙인 채 300km 달린 코레일

수리 안하고 이틀 간 운행… 산업계 “서비스질 저하”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18/08/29 [10:30]

깨진 유리창 테이프 붙인 채 300km 달린 코레일

수리 안하고 이틀 간 운행… 산업계 “서비스질 저하”

조영관 기자 | 입력 : 2018/08/29 [10:30]
▲ 천안아산역 5시 57분 출발 520열차 창문에 비닐과 테이프가 붙어 있다.                        © 천안아산역=조영관 기자

 

지난 28일 오후 6시경 천안아산역. 5시 57분 출발하는 목포역 출발 용산행 KTX산천 열차가 들어왔다. 이 열차는 선행 520열차, 후행 4108열차로 두 개의 편성을 하나로 연결 운행하는 중련열차였다.

 

그런데 매끈해야할 차체에 ‘반창고’가 붙어있었다. 선행 520열차 1호차 객실 5CD석 창문에 비닐과 테이프가 덧대어져 있었다. 코레일은 열차의 깨진 유리창을 수리하지 않은 채 임시방편으로 운행했던 것이다.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자 주위 승객 몇몇은 손가락으로 테이프가 붙어 있는 창문을 가리키며 웃었다. 몇몇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열차에 올랐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고속열차의 수리와 유지보수는 코레일 철도차량정비단이 맡고 있다. 이날 문제가 된 열차는 코레일이 2009년 도입한 KTX산천 초기모델인 110000호대 열차로 24편성 중 한 대다. 

 

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관계자는 “열차의 유리 파손은 보통 겨울에 선로변의 얼어붙은 눈이 열차 운행 중 튀어 발생하는 계절적 요인이 대부분이다”며 “보통 유리가 파손되면 부산과 고양 중 회송 기지에서 즉시 수리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날은 그냥 운행했던 것이다.

 

철도 차량 설비 분야의 한 전문가는 “두 겹의 유리사이에 필름을 넣어 창문을 설계하기 때문에 승객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깨진 창문을 바로 보수하지 않고 테이프를 붙인 채로 열차를 운행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철도 산업계에서는 코레일이 정부기조에 따라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둔 가운데 오히려 서비스의 질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코레일이 테이프를 붙이고 열차를 운행한 이날은 추석 명절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날이었다.

 

박승언 코레일 차량기술단장은 본지에 “520열차는 28일 목포역 회송 후 오늘 502열차로 운행된 후 현재 고양차량기지에서 정비 중으로 (승객에게)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 천안아산역 5시 57분 출발 520열차                                                 © 천안아산역=조영관 기자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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