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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기자수첩] 공간정보산업협회의 ‘폭주’
‘성과심사 돈줄’ 사수 위해 연달아 ‘악수(惡手)’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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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25 [09:2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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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불승인이 됐으면 그 사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불승인 사유가 뭔지를 정확히 말씀해 주셔야 준비를 할 거 아닙니까. 왜 불승인됐는지 ‘국토부에서 오신 분’이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7일 공간정보산업협회 임시총회에서는 협회 임원과 몇몇 대의원들 사이에서 집요한 설전이 오갔다. 질문을 하는 쪽은 격앙됐고, 물음을 받는 쪽은 당황했다.

 

대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은 이는 ‘국토교통부에서 퇴직 후 협회로 온’ 김동현 상근부회장이다.

 

이날 김동현 부회장은 “이 건에 대해서는 사실 그동안 국토부와 협회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고... 신임 회장이 선출되면 이 건에 대해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게...”라며 말을 흐렸다. 결국엔 자신도 답답했는지 “결재 과정에서 불승인 돼버린 걸 어떻게 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임원과 대의원 사이에서 눈살을 찌푸릴 정도의 일방적인 ‘질책성 질문’이 이어진 이유는 공간정보산업협회가 지난 2월 제46회 정기총회에서 의결한 정관 일부 개정안 때문이다.

 

공간정보산업협회는 무인항공측량교육사업 근거 마련을 위한 정관 제5조제7호를 비롯해 제50조제4항, 제9장의 일부 개정안을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 일괄 승인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국토부 검토 결과 모두 ‘불승인 결정’이 떨어졌고, 이에 신임회장을 선출하는 임시총회에서 대의원과 임원의 입씨름이 벌어졌던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제50조 운영규정의 제4항이다. ‘국가위탁사무와 관련된 직제규정, 예산회계규정, 보수규정은 국토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한다’는 기존 내용을 ‘예산회계규정은 국토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한다’로 개정해 직제규정과 보수규정을 쏙 빼버린 것이다.

 

앞으로는 국토부장관으로부터 ‘직제규정’과 ‘보수규정’의 승인을 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협회의 지도 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국토교통부로서는 이른바 ‘멘붕’을 넘어 ‘괘씸죄’로도 볼만한 사안이다.

 

이날 장인철 회장 직무대행의 “정관 개정에 대해 국토부에 안건을 올렸을 때는, 불승인 시 공문에 사유가 나오는데 이번 공문에는 그런 사유가 전혀 없이 내용마다 불승인만 찍혀 있었다”는 말이 이를 과감없이 보여준다. 불승인은 곧 괘씸죄와 같은 말로 봐도 무방하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정관 승인에 대해서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이런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되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공간정보산업협회가 국토교통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폭주’하고 있다. 이는 결국 협회의 돈줄인 ‘공공측량 성과심사’ 분리를 막기 위한 일련의 행동들로 결국 ‘악수(惡手)’로 이어지고 있다.

 

공간정보산업협회는 공공측량 성과심사 위탁사무와 관련해 지난달 9일부터 13일까지 계획됐던 국토지리정보원의 실태점검을 ‘표적감사’라며 점검 이튿날인 10일 이사회 의결 후 행정집행을 막아서더니, 협상을 위해 집회를 빌미로 국토지리정보원을 압박하는 수순에까지 이르렀다.

 

심지어 지난달 16일에는 비판적 언론에 대해 ‘모 사이비 매체’ 운운하며 조롱하기도 했다. 반론 기회를 주고 정당한 취재를 거쳐 기사를 작성한 언론에 대해 ‘사이비’라는 단어를 갖다 붙인다면, 그동안 ‘사이비 언론’에서 기사화된 수많은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사이비 장관’, ‘사이비 의원’이라는 말을 붙이겠다는 뜻인가.

 

이번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이명식 신임 회장은 이미 6년간 협회를 이끈 바 있다.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앞으로 협회를 특정 세력만을 위한 ‘왕국’으로 끌고 갈 것인지, 모두가 잘 사는 조직으로 만들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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